LG그룹은 멸종 위기에 처한 토종 꿀벌을 보존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1997년 환경 전문 공익재단 LG상록재단을 설립해, 동·식물 생태 보전에 앞장서 온 LG가 국내 자연 생태계의 위기 징후로 꼽히는 꿀벌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LG가 경기 광주시의 생태수목원 화담숲 인근에 만든 토종 꿀벌 서식지에서 대한민국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명인이 꿀벌통을 들어 보이고 있다. LG는 안정적인 국내 꿀벌 생태계 조성을 위해 토종 꿀벌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한라 토종벌 100만 마리 서식지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매년 개체 수를 2배 이상으로 증식하는 것이 목표다. /LG그룹 제공

◇멸종 위기 꿀벌 살린다

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생태수목원 화담숲 인근 정광산에 토종 꿀벌 서식지를 조성했다. 토종 꿀벌인 한라 토종벌 100만 마리를 시작으로 200만 마리, 400만 마리 등 2027년까지 매년 개체 수를 2배 이상 증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안정적인 국내 꿀벌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밀원(蜜源) 식물 수를 늘리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밀원 식물은 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식물을 뜻한다.

꿀벌은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受粉)을 통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종 이상의 작물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작물 생산량이 줄어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나아가 자연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꿀벌의 개체 수는 생태계 건강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꼽힌다.

국내에선 특히 돌배나무와 같은 토종 식물이 크게 의존하는 토종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수십억 마리 규모였던 토종 꿀벌은 2010년 전후 꿀벌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이 돌면서, 개체 수의 98% 안팎이 사라졌다. 이후 낭충봉아부패병에 강한 개량종을 개발하는 등 민관 합동으로 개체 수가 점차 회복됐지만, 2020년대 들어 꿀벌의 위기가 다시 찾아왔다. 기후 변화로 인해 2021년부터 매년 수십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LG는 대한민국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명인, 양봉 사회적 기업 비컴프렌즈와 협업해 토종 꿀벌 보호와 증식에도 나선다. 꿀벌 서식지의 적정 사육 규모인 400만 마리까지 증식을 마친 뒤, 비컴프렌즈와 함께 증식한 꿀벌을 양봉 피해 농가에 지원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토종 꿀벌을 육성하고 증식하는 사업은 단순히 한 개체를 보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를 살리는 데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환경, 생물 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했다.

◇30여 년간 생태 보전에 힘써

LG는 고 구본무 회장이 지난 1997년 12월 환경 전문 공익재단인 LG상록재단을 설립한 이후, 30여 년 동안 동·식물 생태 보전 및 자연환경 보호에 앞장서 왔다. LG상록재단은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와 저어새 등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서식지 보호 활동과 관리 방안 연구를 진행했다. 또 산림 파괴로 보금자리를 잃은 야생 조류의 생태 보호를 위해 2002년부터 인공 새집을 만들어 설치하는 사회공헌 활동 역시 꾸준히 해왔다.

2013년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된 황새의 야생 복귀와 정착을 돕기 위해 인공 둥지를 설치했다. 단계적 방사장 지원 사업을 시작해 수많은 황새를 자연의 품으로도 돌려보냈다. 또 외래종 유입으로 인한 서식지 교란과 환경오염, 남획 등으로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있는 동물들이 살 수 있도록 생태수목원 화담숲을 조성했다. 토종 거북이인 남생이, 반딧불이, 어름치 등 천연기념물과 희귀종들이 자유롭게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