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의 검찰 개혁과 관련해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해 왔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55) 변호사가 이른바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관련 MBC의 첫 보도가 있던 3월 31일 방송 직전 정부 핵심 관계자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는 보도가 곧 나간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사건이 그간 여권이 주장한 ‘검·언(檢言) 유착’이 아니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을 내쫓는 데 정권 핵심 관계자까지 연루된 ‘권·언(權言) 유착’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변호사는 5일 페이스북에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페이스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며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니 말이다"라고 썼다. 권 변호사는 이어 "몇 시간 후 한동훈의 보도가 떴고…. 그 전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았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또 "지난해 9월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당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이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보고 간단한 글을 올렸다"며 "5분도 채 지나기 전에 민정에서 전화가 왔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입을 다물라는 직접적인 경고와 압박도 꽤 여러 차례 있었다"며 "당시는 정말 나 하나쯤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고 썼다.
법조계에서는 '대통령과 회의를 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분'과 관련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거론됐다. 윤 수석은 이날 본지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와 통화한 적은 있지만 MBC 보도와 무관한 것이었고 해당 보도 이후였다"고 했다.
'채널A 기자 강요 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 서울중앙지검이 채널A 이동재 전 기자를 기소하기로 예정돼 있었던 5일 새벽 2시쯤, 한 페이스북 글이 법조계에 퍼졌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권경애(55) 변호사가 잠깐 올렸다가 삭제한 글이다. 민변과 참여연대 등에서 활동한 권 변호사는 현 정권의 검찰 개혁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페이스북에 꾸준히 써왔다. 권 변호사는 글에서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MBC가 '검·언(檢言) 유착 의혹'이라며 처음 보도를 했던 3월 31일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권 변호사는 전화 상대방에 대해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글 말미에 "곧 삭제할 겁니다. 누구도 어디도 퍼가지 마십시오. 소송 겁니다"라고 썼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도 "기사화하지 말라"고 했지만, 본지는 해당 글이 헌정 사상 두 번째이자 15년 만에 법무부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할 만큼 중대 사안으로 번진 '검·언 유착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중요 증언이라고 판단, 공익적 차원에서 이를 보도하기로 결정했다. 권 변호사의 글은 현 정부의 고위직에 있는 핵심 관계자가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음을 처음으로 증언한 내용이다. 권 변호사 글에 따르면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현 정부의 고위직이 MBC의 관련 보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 그 인물은 MBC의 해당 보도가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는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 사건 성격이 '검·언 유착'이 아니라 윤석열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기 위해 정부 고위직까지 연관된 '권·언(權言) 유착'일 가능성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MBC의 첫 보도 직후부터 이 사건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제보자X'로 불리는 사기·횡령 전과자 지모씨가 MBC와 몰래 카메라를 동원해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인 한 검사장을 엮으려 했다는 '권·언 유착' 사건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채널A 기자가 MBC의 제보자 지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지난 3월 22일, 지씨의 변호인인 황 전 국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대표와 나란히 찍은 사진과 함께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고 쓴 글을 올렸고, 지씨가 그 글과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기면서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 ㅋㅋㅋㅋ"라고 적은 것이 근거로 거론됐다. 권 변호사에게 전화를 건 인물은 누구일까. 권 변호사는 "해당 글과 관련해 어떤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권 변호사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MBC 보도 초기 권 변호사에게 관련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며 "한상혁 방통위원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가 올린 페이스북 글에 틀린 내용이 있어서 한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MBC 보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며 "그 통화도 MBC의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에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정 및 반론 보도문]
본지 8월 6일 자 ‘고위직, 한동훈 내쫓을 보도 나간다 전화’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사실 확인 결과,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전에 미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보도 내용을 알았다는 권경애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 한 위원장은 “MBC 보도 후 1시간 이상 지난 오후 9시경에 통화가 이뤄졌으며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