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과 TBS 시사 프로 진행자들이 고(故) 백선엽 장군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 연일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사실상 정부 소유인 YTN과 서울시가 출연한 TBS의 진행자들이 전쟁 영웅과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모욕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진행자 이동형씨는 15일 개인 방송에서 "지금 피고소인은 인생이 끝이 났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그런데 자기(고소인)는 숨어 가지고 말이야"라면서 "미투는 (중략) 신상을 드러내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을 진행하면서 TBS TV '뉴스공장 외전―더룸'에도 나왔던 노영희 변호사는 지난 13일 MBN에서 "(백 장군이) 6·25 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 총을 쏘아 이긴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냐"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YTN 라디오에서 하차했다. TBS TV '더룸' 공동 진행자 박지희 프리랜서 아나운서도 지난 14일 팟캐스트에서 "고소인이 4년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궁금하다"고 했다.

출연자들의 잇단 '막말'에 이들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제발 균형 있던 라디오로 돌아와 달라" "한쪽으로 치우쳐 헛소리하지 말고 좀 상식적인 사람을 출연시켜라" 등의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YTN·TBS의 '친여 본색'

이번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진행자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YTN과 TBS에 입성했다. YTN은 보도 전문 채널이지만 한전KDN(21.43%), 한국마사회(9.52%) 등 정부 산하 공기업이 최대 주주여서 정부의 입김 아래 놓여 있다.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재단으로 지위가 바뀐 TBS도 박원순 시장 취임 이래 줄곧 친여 성향을 보여왔으며, 서울시 출연금이 주요 운영 재원이다.

TBS의 경우 교통 안내라는 원래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시사 프로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등 '나꼼수' 출신들이 간판 시사 프로그램을 꿰찼다. TBS TV '더룸' 박지희 아나운서는 '문재인TV'로 방송에 입문했다. 박 아나운서는 과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사건 때도 피해자를 향해 "한 가정을 파탄 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형 노영희 박지희 등 진행자들은 거의 무명에 가까웠지만, 팟캐스트와 토크콘서트를 통해 여권 지지층 결집에 능력을 보이면서 '나꼼수 아류'로 인정받아 지상파 마이크를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YTN라디오 이동형씨의 경우, 지난 1월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1~10호 영입 인사와의 토크 콘서트 진행을 맡았고, 지난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성적(性的) 비하 발언 논란이 일었던 팟캐스트에도 나왔다. YTN은 지난해에도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진행자 변상욱 앵커가 조국 사태 당시 보수 집회에 참석한 청년을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됐다.

◇친여 네트워크에 포위된 방송

YTN 정찬형 대표는 MBC 라디오 PD 출신으로 TBS 사장을 거쳐 YTN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만들었고, TBS 사장 재임 시절 김어준에게 지상파 프로그램을 맡긴 인물이다. KBS PD 출신인 이강택 현 TBS 대표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2008년 'KBS스페셜―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편 등을 만들었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정부 영향력하에 있는 방송사들이 친여 네트워크에 포위돼 있다"며 "자기 진영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