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일부 의원들에게 “법사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간 상황에서 몇 개 위원장 받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우리는 모든 상임위원장 민주당에 다 줘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김 위원장은 이날 비례대표 의원들과 오찬에서 “3선 이상 의원들이 ‘위원장 내려놓겠다’고 했는데도 당내 일각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원 구성을 놓고) 자꾸 분열로 비치는 발언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고 한다. 당 일각의 대여 타협론에 ‘경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김 위원장은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정도는 참여하자’는 일각의 의견과 관련해서도 “(통합당의) 외교안보특위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나. (특위 소속) 신원식, 조태용 이런 분들이 일을 굉장히 많이 한다”며 “그런데도 ‘외통위 들어가야 한다’, ‘국방위 들어가야 한다’는 엉뚱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초선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우리는 처음부터 국회의 원칙과 전통을 강조했는데 경제 위기, 안보 위기 속에서도 법사위원장 가져가겠다고 여당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여당이 전체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고 우리는 평 상임위원으로서 열심히 일하는 게 수순이자 가장 좋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원구성은 거대 여당이 수로 밀어붙이는데 이겨낼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을 알고 원내를 지휘하는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힘을 모아주자”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선거에서 진 당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소위 ‘파괴적 혁신’을 하지 않고서는 미래통합당이 갈 길이 그렇게 평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들과 오찬에서도 “국회의원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한다. 각자가 헌법기관인데 (다른 사람이) 당신은 이거 해라, 당신은 저거 해라 시키지 않는다”며 “현안에 천착해서 여러분들이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제안이 좋았다”고들 했다.

김종인(맨 오른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의원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