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반도 인근 보하이(渤海)만에서 11주에 걸쳐 실탄을 동원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가 일찍 진정세를 보이면서 군사훈련도 먼저 재개하는 것인데 훈련기간이 이례적으로 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해사국(海事局)은 홈페이지를 통해 실탄 사격 훈련을 위해 14일부터 7월 31일까지 허베이성 탕산(唐山)시 징탕(京唐)항 인근 해역에서 민간선박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훈련에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취역한 산둥함은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이자 첫 자국산 항공모함이다. 홍콩 군사평론가 송종핑은 이 신문에 "훈련 기간이 이례적으로 긴 것은 미사일 방어, 상륙 등 다양한 종류의 훈련을 실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홍콩과 대만 언론은 이번 훈련이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오는 20일 집권 2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열리는 데 주목하고 있다. 반중(反中) 성향의 차이 총통은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에도 항공모함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등으로 이뤄진 군함 6척을 남중국해로 보내는 기동 훈련을 실시했다. 랴오닝함은 당시 대만과 일본 사이의 미야코(宮古) 해협, 대만 동부 해역,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 해협을 거쳐 남중국해에서 훈련한 후 보름 후 다시 북상했다. 중국은 최근 6개월 사이 헬기 30대를 탑재할 수 있는 배수량 4만t급 '075급 초대형 강습상륙함' 2척을 진수하는 등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잇단 군사 훈련에 대만과 미국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등에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미국 7함대는 14일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미사일 구축함인 매캠벨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다국적 해상 훈련인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RIMPAC)'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