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폐지 여부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1999년 첫 방송 이래 시청률 30%대를 넘나들며 '국민 예능'으로 사랑받았던 프로그램이 21년 만에 최근 시청률이 2%대까지 내려앉으며 종방(終放)까지 거론될 만큼 위기에 빠졌다. KBS 개콘 제작진은 "오는 20일을 끝으로 다음 달 녹화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로선 프로야구 중계 일정과 금요일 방송 시간이 겹쳐 다음 달 녹화 일정을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BS는 향후 개콘의 운명과 관련해 프로그램 폐지까지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관계자는 "출연진 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일부 개그맨에게는 이미 통보가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개그콘서트'는 2003년 8월 200회 특집 방송 전국 시청률 35.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프로였으나, 올초 시청률이 4%대로 주저앉은 뒤 금요일로 방송 시간을 옮긴 지난달 이후엔 2%대까지 추락했다.

현재 방송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명 방송인들을 낳은 프로그램이지만, 2010년대 이후 이른바 관찰 예능의 인기에 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치 풍자 개그는 다양한 시청자를 아우르지 못했고, 철 지난 개그 코드를 극복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최근엔 유튜브 등을 통해 수위 높은 '센' 웃음에 익숙해진 시청자들 입맛을 맞추기에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개콘은 시청률의 한계에 부딪혀 프로그램 포맷 자체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S 홍보실 측은 "개콘 폐지와 관련, 공식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