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우주정거장 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으로 3년간 로켓을 12번 발사해 2022년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1992년 유인(有人) 우주 프로젝트인 '921 계획'을 시작한 지 30년 만에 이른바 '우주몽(宇宙夢)'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921 계획'이란 이름이 붙은 건 중국과학원이 1986년 유인우주선과 우주정거장 건설을 제안했고, 중국 정부가 1992년 9월 21일 이를 공식 비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5일 남부 하이난성 원창 우주기지에서 신형 로켓인 창정(長征) 5B 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처음 발사된 창정 5B는 17층 아파트 높이(53.7m)로 중국이 보유한 로켓 가운데 가장 무거운 물체(22t)를 실어나를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창정 5B가 고도 400㎞ 지구 궤도에 차세대 유인우주선 시제품과 화물 회수용 운반선, 실험 장비 10개를 올렸다고 밝혔다. 창정 5B는 앞으로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우주정거장 본체 격인 톈허(天和)와, 실험실인 원톈(問天)·멍톈(夢天)을 우주로 실어나를 예정이다. 중국 유인 우주 프로그램 책임자인 지치밍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창정 5B 이외에도 2020년 말까지 창정2F와 창정7 로켓을 각각 네 차례씩 더 발사해 우주 비행사와 우주 화물선을 운송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중앙·국무원·중앙군사위원회 등 당·정·군을 대표하는 기관들은 발사 직후 공개한 축전에서 "창정 5B의 첫 비행 임무 성공은 우주정거장 건설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고 했다. 중국 언론들도 "921 계획의 마지막 3단계가 시작된 것"이라며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은 921 계획에 따라 2003년 첫 유인우주선인 선저우(神舟) 5호를 발사한 데 이어 2011년과 2016년 실험용 우주정거장 모듈(우주실험실)인 톈궁(天宮) 1호와 톈궁 2호를 지구 궤도에 올렸다. 우주 비행선과 우주 실험실 간 도킹(결합), 우주 화물선 톈저우(天舟) 발사에도 성공하며 우주정거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축적했다. 이번 창정 5B 발사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면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자체 기술로 우주정거장을 보유한 나라가 된다. 정거장의 수명은 10년으로 한 번에 우주비행사 3명이 머물 수 있다. 중국 우주정거장은 길이 37m, 중량 90t으로 미국·러시아 등이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길이 109m, 중량 420t)보다 작다.
우주정거장에서는 지구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정밀 실험이 가능하다. 중국 연구진들은 그간 우주정거장을 생명과학, 광학 등 각종 분야에서 최첨단 연구·기술 개발에 활용하겠다고 밝혀왔다. 중국은 우주정거장을 국제사회에 개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주 기술의 경우 군사·민간에 모두 쓰일 수 있는 만큼 자신들이 원하는 나라들과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브라질, 파키스탄,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공위성을 쏴주며 우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러시아 등이 1998년부터 운영한 국제우주정거장이 2024년 수명을 다하게 되면 중국은 세계 유일의 우주정거장 보유국이 된다. 미국 의회의 대중 정책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이 우주정거장을 예정대로 건설할 경우 미국이 우주 분야에서 40년에 걸쳐 이뤘던 성과를 중국이 20년도 안 돼 따라잡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주 분야에서 중국 독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을 2030년까지 연장 운영하는 방안, 민간 회사를 통한 새로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