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재난지원금(재난기본소득)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을 '초등 산수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전 국민이 최대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지만, 경기도민은 80만원을 받게 된다'는 주장에 대한 항변이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경기도와 시·군이 주는 부담금이 중앙정부 돈으로 미리 생색낸 것이라는 분들과 동조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산수 안 되는 분들을 위한 초등 산수 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경기도민은 정부 지원금 최대 100만원 중 도 부담분(20%)을 뺀 80만원만 받게 되는데, 도 부담분은 안 주는 게 아니라 이미 지급되기 시작했고, 금액도 더 많다는 설명이었다.

이 지사는 "경기도 지원금은 가구당이 아니라 1인당 지급하며, 31개 시·군에서 별도로 5만~40만원씩 준다"며 "4인 가구 기준으로 봤을 때 정부 몫 80만원만 받아도 가구당 140만~280만원까지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자기 돈 80만원에 지방정부 돈 20만원을 합해 공동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려다 지방정부의 자율적인 60만~200만원 선지출을 인정하고 80만원만 지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4인 가구의 10만원과 1인당 10만원을 같은 것으로 보고, 지방과 중앙 재정을 구분 못 하시는 분들을 위한 초등 산수 풀이"라며 "무지나 악의에 의한 이런 주장을 방치하면 좋은 정책이 훼손된다"고도 말했다.

이 지사가 글을 올린 시점은 사망자 38명을 낸 이천 화재 참사 바로 다음 날이었다. 일각에선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의 또 다른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위 소득 이하 117만 가구에 최대 50만원 지원금(긴급재난생활비)을 주면서 "시 지원금 수령자도 국가 지원금을 100%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