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성추문으로 전격 사퇴하자, 여권의 친조국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출마시키자는 주장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은 부산이 고향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 7일에 있을 예정이다.

이날 SNS 등 인터넷상에서는 “이번 4·15 총선의 여당 압승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확인된 것”이라면서 “조 전 장관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돌았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불법 사모 펀드 투자 등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일부 여권 강성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내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부산시장을 한 뒤 이를 발판으로 2022년 대선에도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선 조 전 장관 외에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론된다. 김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있었다. 김 전 장관은 서울 광진갑 지역에서 16·17대 의원을 했고, 19대 총선에서 부산 부산진갑에 도전했지만 한차례 낙선한 뒤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 4·15 총선에서 부산진갑에서 45%를 득표했지만 미래통합당 서병수 후보(48.5%)에 패했다.

미래통합당에선 김세연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그는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 의원을 했다. 부산 동래와 금정에서 5선을 한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다. 당내에서 비교적 젊은 쇄신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작년 11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당내 쇄신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 총선에서 공천위원을 맡았다.

야권 일각에선 부산 출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부산시장 후보직을 양보해 연대 물꼬를 트자는 의견도 나온다. ‘조국 대 안철수’ 구도로 부산에서 승부를 걸어보자는 것이다. 안 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가 고심 끝에 후보직을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양보했었다. 안 대표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그의 대선 가도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도착해 마사지를 받으며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통합당은 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분위기 쇄신의 기회로 삼으려는 기세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부산 지역에서는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빼앗겼던 의석 대부분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세를 몰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오 시장이 성추문이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자진사퇴해 치러져 통합당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