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 거주 영국인 확진자가 입국 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이곳 저곳을 활보하면서 자가격리 방침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염태영 수원시장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염 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원 확진자-27’의 구체적인 동선을 공개하며 확진자를 비판했다. 수원시 영통구 영통1동에 거주하는 30대 영국인 남성으로 소개된 이 확진자는 최근 태국을 방문했다 20일 한국에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귀국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리무진버스를 타고 용인을 거쳐 귀가했다. 다음날에도 마스크 없이 지인 차량에 동승했고, 저녁에 지하철로 수원역에 도착해 분당선으로 갈아탄 다음 청명역에서 내려 귀가했다.
이 남성은 22일에도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수원반달공원 등을 방문했으며, 23일에 영통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오토바이와 자전거로 이동했다. 여전히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다음날 이 남성은 오토바이로 영통동의 스크린 골프연습장을 방문했고, 3시간 뒤에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 이날 저녁 경기도 의료원 성남병원에 격리 입원됐다. 방역당국은 이 남성의 자택과 주변, 방문지 방역소독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최소 4명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의 동선을 보면 증상이 발현돼 확진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전거·오토바이·지하철·버스 등 각종 교통수단을 이용해 곳곳을 활보했고, 자가격리 조치도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 시장은 “이 확진자는 증상 발현 후, 해외에서 입국하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여러 곳을 방문하였으며, 또한 우리지역 및 타 지역에서 많은 접촉자를 발생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체 채취 이후에도 ‘자가격리 권고’ 를 무시하고 외출하여 활동을 했다. 우리시는 향후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 남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원 출입국·외국인청은 28일 저녁 수원시 재난대책본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 남성의 증상이 호전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이 남성을 강제추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리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
출입국관리법에는 검역당국의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채 외부활동을 하는 등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하는 외국인은 강제로 추방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