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찰스(71·사진) 왕세자가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왕실 업무를 맡고 있는 클래런스 하우스가 25일(현지 시각) 밝혔다. 찰스 왕세자는 가벼운 코로나 바이러스 증세를 보이지만 건강 상태는 좋다고 클래런스 하우스 측은 설명했다. 커밀라(72) 왕세자빈도 함께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왔다. 영국 BBC는 "왕세자는 지난 주말부터 가벼운 증상을 보였고 23일 검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클래런스 하우스는 "찰스 왕세자가 공식 행사를 여러 건 수행했기 때문에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지난 10일 찰스 왕세자는 모나코 국왕 알베르 2세와 만났고, 알베르 2세는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최대 2주)를 감안하면 둘 사이에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93세 고령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상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왕실 측은 이날 "여왕은 건강하다"며 "적절한 조언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 언론에 따르면 여왕이 왕세자와 가장 최근에 만난 날은 왕세자가 알베르 2세와 만난 지 이틀 뒤인 지난 12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여왕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바이러스를 극복하려면 용기·창의력·지성이 필요하다.” - 24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로런스 S 배카우 미 하버드대 총장은 교직원에게 보낸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찰스 왕세자는 증상이 나타난 며칠 전부터는 외출을 하지 않고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택에만 머무르고 있다. 그는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자가 격리를 하면서 치료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24일 "영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옥스퍼드대는 지난 1월 중순부터 한 달간 보이지 않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2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1만명을 넘어섰다. 스페인 보건부는 25일 사망자가 443명 늘어 누적으로 3434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사망자 숫자에서 중국(3287명)을 넘어서며 6820명이 숨진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인명 피해가 큰 나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