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면서 유럽에 사는 중국인, 한국인들이 서둘러 고국으로 탈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바이러스가 잠잠해진 고국이 안전하다며 유럽을 떠나려는 엑소더스(exodus·대탈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 요금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16일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이코노미석 항공권은 4000위안(약 70만원)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2만~8만위안(약 355만~1420만원)으로 올랐다. 중국 여행 예약 사이트 '취나알'에 따르면 유럽발 중국행 항공권의 평균 가격은 최근 열흘 사이 4500위안(약 80만원)에서 1만5000위안(약 265만원)으로 3배까지 올랐다.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 항공사들이 해외 항공편 운항 횟수를 줄일 전망이어서 귀국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항공권 가격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세 번 갈아타고 런던에서 베이징까지 99시간 30분 걸리는 비행편도 평소 2배 요금인 7000위안(약 124만원)이다. 중국 하이난항공 산하 진루항공이 운항하는 런던발 상하이행 소형 고급 제트기는 18일 출발하는 비행 편이 40석 전석(全席) 매진됐다. 이 비행기는 좌석 하나당 요금이 18만위안(약 3160만원)에 이른다.

개학한 중국 중학교 - 16일(현지 시각)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 있는 한 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앉아 있고, 교사 역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 지역의 일부 학교는 이날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년을 대상으로 우선 개학했다.

한국인 교민·유학생·주재원들도 앞다퉈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파리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의 이번 주 예약은 끝났다. 17일 예약 시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날짜가 오는 23일이다. 직항이 끊긴 이탈리아·스페인의 교민과 유학생들까지 파리로 이동해 인천공항으로 가려는 귀국 러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은 4월까지 운항을 중단한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선 조기에 운항을 재개하고, 대한항공에는 가장 규모가 큰 에어버스 A-380 기종을 투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가 17일 정오부터 비(非)EU 국가로부터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면서 항공 노선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게다가 17일부터 국경을 봉쇄한 프랑스가 유럽의 다른 나라에 머물다가 파리를 경유해 인천공항으로 가려는 한국인의 입국을 허용할지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직항 노선이 모두 끊긴 이탈리아에서는 교민회를 중심으로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논의하며 수요 조사를 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미국인도 갑자기 늘어나면서 미국 주요 공항이 혼잡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발 입국 차단 조치에 나서면서 입국 금지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인들이 서둘러 돌아왔기 때문이다.

'유럽 엑소더스'가 벌어지는 것은 유럽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는 불안감이 클 뿐 아니라 감염될 경우 치료받기 어렵다는 점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