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에 피해를 주려는 다른 속셈"이라며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이외 다른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애국주의 성향의 관영매체, 전문가에 이어 중국 정부까지 바이러스 중국 기원론, 중국 책임론에 대해 대대적으로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근거도 없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멋대로 부르는 것은 중국에 전염병 제조국이라는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은 "바이러스의 진원에 대해 일부 매체가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보도하고, 인터넷에서는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라는 말이 나오는 데 대해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 바이러스의 원천을 찾는 작업이 진행 중이고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여러 차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 현상이며 근원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권위 있는 호흡기 질환 전문가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최고 과학자에게 부여하는 칭호)도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꼭 중국에서 발원(發源)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를 어떻게 억제할지에 관심을 쏟아야 하며 지역을 오명(汚名)화하는 말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기원론 주장에 대해 "정보 바이러스, 정치 바이러스"라고도 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바이러스 중국 기원론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고 중국 전문가들 역시 이에 동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2일 "전면적인 계획을 세워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를 연구·분석해야 한다"며 "바이러스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분명히 조사하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신화망은 4일 "중국이 세계에 사과해야 한다는 논조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는 황당한 소리"라며 "바이러스 근원이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일 수 있으며 미국, 이탈리아 등 아시아와 관련 없는 국가에서도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어 중국이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중국 소셜미디어 글을 소개했다. 북경일보 소셜미디어 계정도 "(20세기 초) 미국에서 시작돼 유럽 등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낸 스페인 독감에 대해서 미국 역시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사과해야 할 근거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