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중구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계획이 추진 12년 만에 사실상 백지화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존 의지를 밝혔던 을지면옥 건물도 철거가 확정됐다.

서울시는 4일 "세운상가 일대 171개 구역 중에서 5년 동안 토지주들의 사업 인가 신청이 없던 152개 구역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구역에서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예정구역(약 42만㎡)의 70%에 대한 재개발이 백지화된다.

시는 해제 구역에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한다. 기존 건물을 그대로 두고 리모델링하거나 개별적으로 새 건물을 짓는다.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 임기이던 지난 2007년부터 추진됐다. 이후 수차례 계획이 변경되면서 토지·건물주와 상인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순 시장은 2014년 기존 계획을 뒤엎고 세운상가 건물군을 존치하되 재개발 구역 8곳을 171곳으로 쪼개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이 방식도 취소된 것이다. 이날 해제 방침이 발표된 세운2구역의 한 토지주는 본지 통화에서 "재개발 절차가 지체되면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아예 중단하겠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다른 토지주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박원순 시장이 보존 방침을 밝히면서 재개발 사업이 전면 중지됐던 세운 3-2구역의 을지면옥 건물은 철거된다. 이에 따라 박원순 시장과 시 관계자들이 현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재개발 절차를 1년 이상 중단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