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하루 새 3000명 이상 늘면서 발병 두 달 만에 2만명을 넘어섰다. 바이러스 진원지 우한(武漢)이 속한 후베이(湖北)성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 증가세가 커지면서 중국의 후베이 봉쇄 작전이 실패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4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는 2만523명으로 전날보다 3287명 증가했다. 하루 새 확진자 증가 수로는 발병 이후 최대 규모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65명 증가해 426명을 기록했다. 중국 전체 치사율은 2.1%이지만 중증 환자가 많고 의료진이 부족한 우한의 경우 치사율이 4.9%로 높았다. 중국 당국은 중증 환자가 3000명에 육박하자 전국 20개 주요 병원 원장 등을 우한으로 소집해 중증 환자 치료에 투입하기로 했다.

후베이성 이외 지역 상황도 심각하다. 이미 저장성(829명), 광둥성(797명), 허난성(675명), 후난성(593명)은 확진자가 500명을 넘었다. 후베이 이외 지역에서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30일 761명으로 정점을 찍고, 2월 1일 699명으로 줄었다가 이후 726명, 890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정부가 1월 23일부터 후베이 일대를 봉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지역의 신규 감염자는 후베이 방문과 무관한 사람 간 감염일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방역에서)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 문제점을 보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제 작업에서 형식주의와 관료주의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며 "당 중앙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무책임하게 책임을 떠넘길 경우 책임자는 물론 당(黨)·정(政) 지도자에 대해서도 문책하겠다"고 했다.

중국 지도부가 연일 "치사율을 낮추라"고 강조하는 가운데 중국이 사망자 수를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1월 25일 후베이성이 사망자 15명의 정보를 공개한 이후 사망자의 감염 경로, 건강 상태 등 자세한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다.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사망자의 80% 이상은 60대 이상" "남성이 3분의 2"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