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른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13일 오전 9시(현지 시각) 전체 650석 중 649석의 당락이 확정돼, 보수당은 364석으로 203석을 얻은 제1 야당 노동당을 161석 차로 눌렀다. 이전 의석에서 보수당은 66석을 늘려 단독 과반을 확보했고, 노동당은 40석이 줄었다.

보수당이 예상보다 큰 차로 승리한 결정적 요인은 존슨 총리를 둘러싼 온갖 악재에도 야당인 노동당이 대안 세력으로서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英총리, 엄지 척 -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그의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오른쪽)가 13일(현지 시각) 런던 총리 관저 앞에서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날 치러진 선거 개표 결과, 존슨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과반을 확정하며 압승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예정대로 내년 1월 말 이뤄질 전망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강경파 입장을 견지하며 지난 7월 당내 경선으로 총리에 오른 존슨은 EU와 브렉시트에 합의하는 안을 의회 반대로 표결에도 부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의회 개원을 연기해 브렉시트 반대 논의부터 봉쇄하려 시도했다가 법원의 불법 판결로 무산됐다. 잇단 브렉시트 강행 시도 실패로 '역대 최단명(最短命)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여기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런던 시장 재직 시절 미국인 여성 사업가와 불륜 관계를 맺으며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존슨의 악재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영국인들은 보수당에 몰표를 던졌다. 야당인 노동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더 컸기 때문이다. 노동당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며 당론을 정하지 못했다. 특히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철도·우편·수도 등 공공 서비스 기업을 모두 국유화하겠다는 급진적 사회주의 공약을 제시해 유권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또 무상 교육을 확대하고 대학 등록금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런 선심성 공약 실현을 위해 매년 재정 830억파운드(약 131조원)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동당이 수십 년 지켜온 텃밭에서도 의석을 대거 잃어 사실상 궤멸 상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