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종료 6시간을 앞둔 22일 오후 6시 조건부 연장되면서 한·일 관계의 파국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양국 갈등의 원인인 징용 배상 문제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외교가에선 "징용 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번 합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대한(對韓) 수출 규제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국은 그간 징용 배상 해법과 관련해 수차례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했지만, 접점을 찾는 데는 매번 실패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아직 징용 배상 문제라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며 "앞으로 외교 채널을 보다 적극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6월 징용 피해자 배상에 한국 정부는 빠지고 한·일 기업이 참여하는 이른바 '1+1'안을 일측에 제안했지만 곧바로 거부당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새 해법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5일 도쿄 와세다대 특강에서 밝힌 '1+1+α'안이다.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한·일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 성금으로 대신 부담하자는 내용이다. 문 의장은 이 기금에 '화해와 치유 재단(위안부 재단)'의 잔액 60억원도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지난 20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통해 '1+1+α'안을 전달받았다.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는 긍정적 반응도, 부정적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 "조율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지금까지 우리 측이 공식·비공식적으로 제안한 해법들에 모두 '퇴짜'를 놓았던 아베 총리의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한·일 모두 이 안의 실현 가능성, 기금의 집행 방법 등 여러 사항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