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 중국인 학생으로선 당연한 분노의 표현"

주한(駐韓) 중국 대사관이 15일 일부 국내 대학에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와 현수막을 놓고 한국 학생과 중국 학생이 몸싸움을 벌인 것에 대해 자국 학생을 감싸는 대변인 담화를 내놨다. 이에 한국 학생 단체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홍콩의 상황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점점 더 많이 받고 있다"면서 "여러 이유로 관련 사실이 객관적이지 않고 진실을 반영하지 않아 일부 지역, 특히 개별 대학 캠퍼스에서 중국과 한국 청년 학생들의 감정 대립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다.

최근 고려대, 한양대 등 국내 대학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와 현수막을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훼손하면서 이를 막으려는 한국 학생들과 충돌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의 청년 학생들이 중국의 주권을 해치고 사실을 왜곡하는 언행에 분노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국 학생 등으로 구성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이날 긴급 성명에서 "중국 대사관의 담화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각 대학교에 걸린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을 훼손하는 것을 옹호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리 외교부는 중국 대사관의 이날 담화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