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개봉해 관객 120만명을 돌파한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을 홍보하는 온라인 동영상에 최근 '가짜 뉴스'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집중적으로 달려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 바둑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에 정치적 성격이 짙은 댓글이 달리면서 같은 명칭을 쓰는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를 공격하는 댓글이 잘못 붙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면 시사채널과 영화 홍보 영상을 헷갈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크로'(자동 댓글 프로그램)가 사용된 결과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신의 한 수: 귀수편'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유튜브에 올린 예고편과 각종 홍보용 영상에는 'fake news' 'disinformation'(허위 정보) '인권 침해' 등의 영문 및 한글 댓글 수십 개가 달려 있었다. 이날 오전 KBS가 보도한 '〈신의 한 수〉 선두, 〈터미네이터〉 〈82년생 김지영〉 순항 중'이라는 제목의 방송 뉴스 토막 동영상에도 'Fake News, Don't believe it'(가짜 뉴스, 믿지 마라) 등 3건의 댓글이 붙어 있다. 특히 영문 댓글이 많이 붙으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미국 구글 서버에서 문제가 있는 영상으로 파악해 '노란 딱지'(유튜브 수익 창출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검색해 나오는 영화 홍보 영상 중에는 줄거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무빙툰'과 1차 예고편, 2차 예고편 등에 '가짜 뉴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이 붙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시점부터 밑도 끝도 없이 '가짜 뉴스'라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무빙툰은 가짜 뉴스 댓글이 너무 많이 붙어 아예 댓글 기능 사용을 중지해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치와 상관없는 영상이 댓글 공격을 받으면서 보수 성향 채널에 조직적으로 악성 댓글을 달아온 일부 친여 성향 네티즌들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는 최근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친여 성향 네티즌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부에선 이 댓글들을 단 주체가 네티즌이 아니라 매크로 프로그램 아니냐는 주장도 내놓는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반 네티즌이 댓글을 단다면 정치평론과 상업영화를 헷갈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신의 한 수'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영상 클립을 자동 검색해 기계적으로 댓글을 붙이거나 외국인이 포함된 이른바 '댓글 알바'가 있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