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의 서쪽에는 축제 공간으로 변모한 중랑천이 있고, 동쪽에는 국보급 역사 문화 자원인 망우리공원이 있다. 주민들의 교육열은 더없이 높다. 잠재력이 그 어느 곳보다 풍부하다."

류경기(58·사진) 서울 중랑구청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지역 발전을 열망하는 중랑구 주민들과 함께 누구나 부러워할 교육과 환경의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류 구청장은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서울시에서만 30여년을 근무하며 행정1부시장까지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지방선거가 첫 선출직 도전이었다. 류 구청장은 "출마 전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공직 생활의 마지막을 현장 행정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뜻깊겠다는 생각이 들어 당의 영입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참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구청장은 "중랑구 주민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초등학교에서 중·고교까지 보낼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최우선 구정(區政) 목표"라고 말했다. 교육 환경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중랑구에 남아 있는 '서울의 변두리 동네' '아이 기르기 어려운 동네'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겠다는 것이다. 우선 초·중·고교 지원 규모를 연간 50억원까지 늘렸다. 앞으로도 매해 10억원씩 늘려 갈 방침이다. 중랑구의 재정자립도는 25개 구 가운데 21위다. 그러나 교육비 지원은 6위로 상위급이다.

일선 학교의 교육 기능을 보완할 구립 교육센터도 건립된다. 상봉역 인근에 내년 10월 문을 열 중랑구립 방정환 교육지원센터다. 사업비 73억원이 투입됐다. 중랑구 망우리공원에 묻혀 있는 소파 방정환의 이름을 땄다. 이곳에서는 초·중·고생을 위한 입시 컨설팅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류 구청장은 "드라마에 나와 화제가 됐던 입시 코디네이터 역할을 구청이 맡는 것"이라며 "자비로 입시 코디네이터를 둘 여건이 안 되는 중랑 주민들을 구청이 돕겠다"고 말했다.

중랑구의 또 다른 현안은 소파 방정환과 만해 한용운 등 문화예술인 60여명이 잠든 망우리공원을 국내 대표 역사 문화 공간으로 격상시키는 일이다. 우선 망우리공원에는 방문자를 위한 웰컴센터가 조성된다. 유스호스텔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망우리공원과 연결된 옛 용마랜드 자리나 중랑캠핑숲이 부지로 검토되고 있다. 류 구청장은 취임 1주년과 취임 첫날에도 망우리공원 묘역을 참배할 정도로 망우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류 구청장은 "근현대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을 더 사랑받는 공간으로 가꿔 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중랑구가 매년 5월 중랑천 제방의 장미터널에서 개최하는 '서울 장미축제'는 올해 202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면서 서울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행사 기간 '아내의 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강난희 여사가 부부 동반으로 참석해 화제가 되면서 지역에선 "구청장의 전력(前歷)이 톡톡히 힘을 발휘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류 구청장은 "이제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청에 장미축제 상설 사무국을 두기로 했다. 봄과 가을철에도 꽃이 피는 장미 품종을 들여와 추가로 심기로 했다. 외부에서 장미 전문가도 채용한다. 류 구청장은 "장미축제를 봄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놓치지 않고 찾아야 할 행사로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