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6월 폭염이 강타한 유럽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도시 몽펠리에 근교의 낮 최고기온이 45.9도를 기록해 6월 기온으로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2003년 측정된 44.1도였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가르(Gard)를 비롯한 남부 4개 도(道)에 적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4단계의 프랑스 폭염 경보 중 가장 수위가 높은 적색 경보가 내려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나머지 지방도 대부분 바로 아래 단계인 오렌지색 경보가 발령돼 있다.

산불 진화 - 지난 29일(현지 시각)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서부에 있는 교외 지역에서 비행기가 산불 진화를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스페인은 최근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으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모두 60여㎢가 불탔다.

가르 지방에서는 산불이 발생해 6㎢ 이상 불탔고, 프랑스는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날 4000여개 초·중·고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날 프랑스 전역 강·바다 등에서 더위를 피하던 사람 중 4명이 물에 빠져 숨진 것으로 집계되는 등 최근 들어 매일 익사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녜스 뷔쟁 보건장관은 "국가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오후에 야외 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를 겪고 있는 스페인에서도 이날 중부 도시 바야돌리드에서 93세 노인이 일사병으로 쓰러져 숨졌고, 남부 코르도바 교외에서도 수영하던 17세 소년이 익사체로 발견됐다.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모두 60여㎢가 불탔다. 카탈루냐 지방 역대 최대 규모 산불이었다.

이 외에도 앞서 지난 26~27일 독일·폴란드·체코에서 잇따라 역대 6월 최고기온 기록이 나오는 등 유럽 대부분 국가가 40도 안팎의 불볕더위로 신음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해발 1594m에 있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인 다보스의 26일 기온이 29.8도까지 올라갔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29일 "2015년 이후 5년 연속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무더위가 기후변화의 영향인지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온실가스가 늘어나는 현상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