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회담을 갖고 북핵 협상 등 한반도 문제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인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 협상을 현재의 미·북 양자 회담 형식에서 과거의 6자회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은 이날 회담 후 공식 연회 연설에서 "(북·러 관계를) 새로운 높이에서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강화·발전시키는 건 나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며 전략적 방침"이라면서 "이는 지역의 평화·안전을 보장하는 데서도 필수불가결하다"고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속담에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바로 여기에 성공의 담보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선 "북한의 입장을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에 전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를 비롯해 남·북·러 연결 철도·가스관·전력망 등 다양한 경협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공개했다.

김정은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5분쯤 극동연방대 회의장에서 만나 약 5시간 동안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 연회를 함께했다. 북·러 정상회담은 2011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 간의 회담 이후 8년 만이며, 김정은 집권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