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중부 도시 위트레흐트의 한 트램(노면 전차)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3명을 숨지게 한 범인이 붙잡혔다. 현지 경찰은 사건 발생 7시간가량 지난 이날 오후 6시쯤 범행 지점에서 3㎞ 떨어진 한 건물에서 터키 출신 이민자 괴크멘 타니스(37)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타니스의 범행 동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타니스가 이슬람계 무장 단체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BBC는 한 터키인 사업가를 인용해 "타니스가 몇 해 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활동을 한 혐의로 터키 경찰에 구속됐다가 석방된 적이 있고 체첸공화국으로 건너가 무장 활동을 한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체첸은 중앙아시아의 러시아령 자치 지역으로, 주민의 대부분이 수니파 이슬람교도다. 경찰은 범행 현장 인근에서 3명을 추가로 붙잡아 이번 사건과 연계돼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진 않았다.
경찰은 우발적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현장 목격자는 방송에 출연해 "총격범이 특별히 한 여성을 겨냥한 것으로 보였다"고 했다. 터키 관영 아나톨루통신은 타니스의 친척을 인용해 "타니스가 동승한 친척 여성과 다투다가 총을 쐈고, 이 여성을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발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니스는 네덜란드에서 절도와 살인미수 등으로 7차례 기소된 적 있으며, 2017년 저지른 성폭행 혐의로 2주 전부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슬람계 이민자의 도심 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네덜란드 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다문화주의를 표방하며 개방 정책을 써온 네덜란드에서는 16세기부터 무슬림이 이주해 왔지만 무슬림 갈등이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북아프리카 난민 이주가 본격화됐고 무슬림 숫자가 급격히 불었다. 네덜란드 국민 1700만 명 중 무슬림은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며, 이들 대부분이 4대 도시(암스테르담·로테르담·헤이그·위트레흐트) 빈민가에 집단 거주하고 있다.
2017년 총선에서 반(反)이슬람을 강조하는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당(PVV)이 원내 2당으로 약진하며 긴장이 더욱 커졌다. 지난 11일에는 빌더르스를 향해 한 남성이 도끼 테러를 저지르려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앞서 작년 8월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흉기를 휘둘러 미국인 관광객 2명이 다치기도 했고, 작년 9월에는 네덜란드 대(對)테러 당국이 테러를 모의한 일당 7명을 체포했다. BBC는 "위트레흐트가 네덜란드에서도 범죄율이 낮아 평온한 곳으로 꼽혀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IS가 무슬림 50명이 희생된 뉴질랜드 테러에 복수를 다짐해 서방국가에서 보복 테러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IS는 18일 자체 선전 매체 '나시르 뉴스'를 통해 "뉴질랜드 모스크 두 곳의 살해 장면은 잠자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를 깨워 복수에 나서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