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절도는 징역 10년, 남의 스마트폰을 주운 뒤 돌려주지 않는 행위는 징역 5년에 처하는 등 엄벌하자."

중국 연례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 기간에 나온 한 인민대표의 파격적인 제안이 중국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거리전기(格力電器)를 세계 1위 에어컨 메이커로 이끌어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둥밍주(董明珠·사진) 회장의 제안이어서 더 무게가 실렸다.

둥 회장은 지난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광둥성 대표단 소위원회 토론 때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의 편리성과 사생활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존재가 됐다"며 "스마트폰을 잃어버릴 경우 생활상의 불편과 손실이 너무 크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둥 회장의 발언은 관련 기사에 수십만 개의 댓글이 달리고, 소셜미디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네티즌은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기기가 아니다"라며 둥 회장의 제안에 지지를 표명했다. 심지어 "남의 스마트폰을 꿀꺽하는 놈들은 무기징역이나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형사처벌의 비례 원칙에 어긋나는 무리한 발상"이라는 반론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만약 둥 회장 식의 처벌이 도입된다면 길에 떨어진 스마트폰을 본다고 해도 아무도 줍지 않을 것"이라며 "줍는 순간 번잡한 일이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가 둥 회장의 제안을 찬반 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둥밍주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오른 인물로, 과감한 경영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유명하다. 2013년에는 "우리가 5년 안에 거리전기의 매출을 넘어서면 1위안(약 162원)을 달라"는 샤오미 레이쥔 회장의 내기 제안에 "제대로 걸자. 10억위안으로 하자"고 맞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