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왼쪽), 배두나

넷플릭스가 만든 '조선판 좀비물'이 전 세계 시청자 공략에 나선다. 글로벌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는 21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제작 발표회를 갖고, 한국산(産)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25일 5시(한국 시각)를 기해 전 세계 190국 1억3900만 가입자들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모두 6부작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킹덤'은 15~16세기 의문의 역병이 창궐한 조선을 무대로 권력에 버림받은 세자가 역병이 창궐하게 된 비밀을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주지훈이 '세자 이창'을 맡아 궁 밖에서 백성들의 비참한 상황을 접한 뒤 진정한 리더로 변모해가는 역할을 연기한다. '센스8'(시즌1·2)로 넷플릭스 가입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배두나는 역병의 치유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의녀 서비', 류승룡은 거대 권력인 '영의정 조학주'를 맡았다.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대본을 썼다.

넷플릭스는 2017년 영화 '옥자'에 이어 지난해 '범인은 바로 너!' 'YG전자' 등 아시아에서 선호도가 높은 한국 콘텐츠를 이용해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여기에 킹덤은 영미권 시청자들에게 더 익숙한 '워킹데드'류(類) 좀비라는 소재를 결합시켰다. 한국적 서사와 서양적 소재를 접목시켜 콘텐츠 전략에 있어서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는 것.

배우들 역시 전 세계 시청자를 한 번에 만나는 플랫폼에 진출한다는 점에 기대감이 컸다. 주지훈은 "이미 넷플릭스로 얼굴이 알려진 '두나 누나'를 빼면, 나머지는 사실상 신인"이라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본다는 생각을 하면 무척 설렌다"고 했다. 류승룡은 "배고픔과 권력에 대한 탐욕 같은 요소는 시·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전 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성훈 감독도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던 드라마"라고 했다.

2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좀비 역할 배우와 장난을 치는 류승룡.

제작진은 밤에 산속에서 나타나는 좀비들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기 위해 산속에서 횃불을 켜고 촬영을 이어가기도 했고, 한국에서만 찍을 수 있는 설경(雪景)을 찾아 눈 속을 강행군하기도 했다. 제작 일정 내내 두꺼운 특수 분장과 특수 렌즈를 끼고 촬영에 임한 좀비들이 숨은 주인공. 배두나는 "우리 좀비 가족 40명은 정말 춥고 고생스러웠다"며 "엄청난 연기력과 신체 조건을 갖춘 분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