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1월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군 군사 퍼레이드(열병식)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열병식 비용이 천문학적 규모인 데다 전체주의·독재국가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나오자 백악관이 꼬리를 내렸다. 미 국방부는 16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1차 세계대전 종전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11월 10일 열병식을 계획했지만, 내년에 다시 기회를 찾아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트위터에서 '워싱턴 DC측에서 턱없이 높은 비용을 요구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7월 프랑스 방문 시 나폴레옹 군대 행진을 방불케 하는 파리 열병식을 참관한 뒤 국방부에 열병식을 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백악관은 열병식 비용을 최대 3000만달러로 추정했으나, 구체적으로 따져보니 9200만달러(약 1038억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왔다. 특히 열병식 비용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때문에 더 이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어마어마하게 비싸고 도발적"이라면서 중단시킨 연합훈련의 미국 분담 비용은 1400만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