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 뤄양에서 공안들이 안면 인식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순찰하고 있다.

비둘기 드론 부대, 안면 인식 선글라스, 뇌파 감지 센서 모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현지 시각) "중국 정부가 범죄자 색출에나 쓰일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사회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수민족이나 반체제 인사 감시 명분으로 도입된 중국 공산당 정부의 감시 체계가 평범한 시민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군 30여개 부대와 정보기관들은 최소 5개 성(省)에서 새 모양의 정찰 드론(무인기)인 '비둘기 로봇'을 배치해 사람들의 일상을 염탐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비둘기 로봇은 날갯짓하며 하늘을 나는 등 실제 비둘기 움직임을 90% 따라 한다.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드론인지 비둘기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비둘기뿐 아니라 까치 등 다양한 종류의 새 모양 정찰 드론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로 얼굴을 스캔해 단 3초 만에 신원을 파악하는 고성능 '얼굴 인식 기술' 도입도 늘어나고 있다. 수천·수만 명의 인파 속에서도 얼굴을 정확히 인식해 범죄 용의자, 외국 정부 스파이 등을 색출해 내겠다는 명분이다. 현재 공안 상당수는 기차역 등을 순찰할 때 얼굴 인식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불심 검문할 필요 없이 이 안경으로 사람들의 인적 사항이나 범죄 기록을 확인한다. 중국은 기술 개발을 거듭해 얼굴 인식 정확도를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생각과 감정도 실시간으로 감시한다. 공장 근로자에게 무선 센서가 장착된 모자를 쓰고 일하도록 하고 있다. 센서를 통해 근로자 뇌파(腦波)를 수집한 뒤 인공지능(AI)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이를 분석한다. AI는 근로자 중 분노에 찬 사람이 있으면, 공장 관리자에게 그를 근무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한다. 회사 측에선 휴식이 필요한 근로자를 찾아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의 감정 상태가 수치화돼 회사, 그리고 정부 기관에 자료로 남는다는 점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스마트폰 소지자 82%가 사용하는 메시지 앱 '위챗'을 사실상 마음대로 들여다보고 있다. 인터넷 메시지 앱은 시민의 자유로운 소통 통로로 독재 체제를 약화하는 도구라고 한때 평가받았다.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이를 여론 통제·검열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