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초청을 받은 중국의 저명한 생명과학자가 미국 비자 발급을 거절당했다. 중국의 지진 관측 위성에 대한 토론 코너가 포함된 미 학술총회에서 정작 중국 전문가들이 비자를 못 받아 무더기 불참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첨단 과학·기술 분야 지식에 대한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독자 기술력 부족이라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타격해 경쟁자로 부상하지 못하도록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 국방부는 중국 기업과 미국 대학·연구소 간 협력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해 이공계 분야 첨단 지식의 중국 유출과 이전을 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베이징대 생명과학부 라오이(56) 학장이 7월 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 과학재단 주최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라오이 교수는 "미 정부기관이 초청을 했는데도 오만하기 그지없는 미국 대사관이 비자를 거부했다"며 "이 같은 모순적인 행위는 결코 미국에 이롭지 못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행이 좌절된 라오이 교수는 UC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하버드에서의 박사후 과정을 거쳐 미국 대학에서 10년간 교수로 재임하며 시민권까지 획득했다. 2007년 미 시민권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베이징대 생명과학부 학장을 맡아왔다.

지난 15~16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제42회 국제우주과학위원회 학술총회에서는 중국의 지진 예측 위성 장헝(張衡)-1호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전문가들이 대거 불참했다고 중국 관찰자망이 보도했다. 총회에는 장헝-1호의 운용 성과를 논의하는 이틀간의 세션이 포함돼 있었지만 정작 중국 전문가들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것이다. 장헝-1호 프로젝트의 수석과학자 선쉬후이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던 장헝-1호 연구팀이 모두 비자를 못 받았다"며 "그 이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장헝-1호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했던 이탈리아 전문가들은 모두 문제없이 참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로봇, 우주공항 및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 유학생의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녹화된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500까지 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500빌리언달러(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해 중국이 미국에 수출한 금액이 5050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수입품 전체에 '관세 폭탄'을 던질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