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도르

1일(현지 시각) 치러진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정당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후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당선됐다. 멕시코에서 좌파 정권이 탄생하는 것은 89년 만이다.

선관위 예비 개표 결과 오브라도르 후보는 약 53%의 득표율로, 22%를 기록한 우파 국민행동당과 중도좌파 민주혁명당의 연합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38)를 눌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 CNBC방송은 "멕시코 대선 역사상 과반 득표 당선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부정부패와 폭력 문제를 척결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면서 "내수 시장을 강화해 국민이 일하기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정부패·폭력범죄·불평등에 염증이 난 멕시코 민심이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노인 연금 인상·비료 무상 제공 같은 그의 포퓰리즘 공약도 당선에 한몫했다"고 했다. 오브라도르는 대통령 급여 절반 삭감, 대통령궁 대신 자택 거주 등 탈권위를 내세운 공약도 내걸었다. 또 멕시코 우선주의 정책과 거침없는 언사로 멕시코의 '좌파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했다.

멕시코 89년만에 좌파 정권 등장 - 1일(현지 시각) 치러진 멕시코 대선에서 좌파 정당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후보로 출마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당선 확정 뒤 멕시코시티 조칼로 광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오브라도르는 예비 개표 결과 약 53%를 득표해, 22%를 기록한 2위 리카르도 아나야 후보를 눌렀다. 이로써 멕시코에는 89년 만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오브라도르는 당선 뒤“부정부패와 폭력 문제를 척결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빈민가 출신인 오브라도르 후보는 22세이던 1976년 멕시코 국립자치대 정치학과를 졸업하며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인권운동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지방의원·주지사 선거에 계속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하지만 2000년 멕시코시티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며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시장 재임 중 노인과 빈민층 학생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인프라 개선 정책을 시행하며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여세를 몰아 2006년 대선에 출마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낙마했다. 2012년 대선에 재도전했지만 역시 패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모레나 정당을 창당하며 기성 정치권과 차별되는 이미지를 가꿔나갔다. 이번에 삼수 끝에 당선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브라도르의 당선을 축하한다"면서 "그와 함께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앞으로 사사건건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오브라도르가 대선 운동 기간 내내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모색하겠지만, 인종차별적이고 패권주의적인 오만한 태도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일관되게 말했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를 상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폐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오브라도르의 취임 첫 과제는 트럼프 달래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브라도르는 오는 12월 1일 6년 단임 임기로 대통령에 취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