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한반도의 안전이 중국의 핵심이익"이라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자칫 외교적 파문을 불러일으킬 뻔했다.

중국은 '핵심이익(core interest)'이란 용어를 대만과 남중국해 등 양보할 수 없는 영토주권을 의미하는 말로 써왔다. 왕 부주석이 그렇게 말한 게 사실이라면 중국이 한반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본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그 같은 외신 보도는 왕 부주석의 실제 발언과 차이가 있는 현장 통역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왕 부주석의 발언은 로이터통신이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로이터는 "왕 부주석이 지난 25일(현지 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2회 국제경제포럼에서 '한반도 안전보장은 중국의 '핵심적인 이익(core inter ests)'과 관련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란이 발생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27일 로이터통신을 인용하면서 "시진핑 정권의 최고위 인물이 한반도 문제를 '중국의 핵심이익'으로 표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연합조보는 그러면서 "중국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명시했다"고 해석했다. 일부 한국 매체들이 이를 인용하며 '왕치산이 한반도 문제를 중국의 핵심이익으로 규정했다'며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그러나 일본 닛케이신문은 당시 포럼 현장에 있었던 기자의 보도를 통해 "실제 왕치산의 발언은 '한반도 문제가 중국의 이해에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는 것이었다"며 "동시통역이 이를 'core interests'로 잘못 통역했다"며 전말을 전했다. 주최 측이 촬영한 동영상도 닛케이의 보도와 일치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주도권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통역이 왕 부주석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며 "통역자를 중국 정부가 준비했는지 아니면 주최 측이 준비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