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유럽에서 드물게 200년 넘도록 전쟁을 겪지 않은 나라다. 19세기 초반 '어떤 패권전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는 비동맹 중립 정책을 채택한 뒤 1·2차 세계대전의 포화도 모두 피해갔다. 분쟁 해결과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내 '평화 수호국가'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스웨덴이 최근 전쟁을 대비한 전시 국민행동지침서를 전 국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정부 비상사태대비국(MSB)이 제작해 지난 21일부터 전국 480만 모든 가구에 배송 중이다.

지침서는 20쪽짜리의 책자로 '위기나 전쟁이 닥치면(If Crisis or War Comes·사진)'이다. 스웨덴어판과 영어판 외에도 이민자 출신과 외국인을 위해 13개 외국어판이 별도로 나올 예정이다.

책자는 정부의 국가 수호 의지와 국민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스웨덴 육군 병사들과 헬기, 해군 함정이 전시 임무를 수행하는 삽화를 배경으로 '스웨덴은 다른 나라의 공격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웨덴이 공격받으면 저항해야 합니다'라는 문구를 실었다.

또 위기 상황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즉각적인 대응 요령을 알려준다. 가령 테러 공격을 받았을 경우 '안전한 곳을 찾되 군중 밀집 지역은 피하라' '테러범에게 위치가 노출될 수 있으니 전화기는 무음으로 바꾸라'고 알리는 식이다. 비상 사이렌의 경우 비상경보, 공습경보, 경보해제 등 유형별로 시간과 간격을 막대그래프로 함께 표시해 이해가 쉽도록 했다. 국가 전산망을 공격하는 사이버 테러, 정부 정책 결정을 바꾸고 사회 불안을 조장하려는 선전전의 위험도 경고했다.

스웨덴은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와, 미·소 냉전기이던 1980년대 전시 국민행동요령 지침서를 발간한 적이 있다. 30년 만에 전 국민에게 전시 국민행동요령을 다시 알리는 것이다. 이는 서유럽과 러시아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극단주의 테러가 급증하며, 북한의 핵위협 등으로 스웨덴의 안보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