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빛찬(12)이는 양보심이 많고, 강찬(9)이는 노력파예요. 의찬(7)이는 감성파고 찬송(4)이는 공주과죠. 소리(3)는 아주 씩씩합니다. 이제 갓 태어난 막둥이 담이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들 셋, 딸 셋. 경기도 시흥 자택에서 만난 박지헌(40)씨는 인터뷰 내내 6남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룹 V.O.S 멤버인 그는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다둥이 아빠 가수다. "여섯 아이 하나하나가 모두 놀랄 만큼 달라요. 6명과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지요. 솔직히 집에 아내만 있었다면 매일 집으로 가는 길이 이렇게까지 설레지만은 않을 거예요."

다둥이 아빠인 보컬 그룹 V.O.S 멤버 박지헌씨가 경기 시흥 자택에서 막내 담이를 제외한 5남매 의찬이(왼쪽부터), 찬송이, 소리, 빛찬이, 강찬이와 함께 있다. 박씨는“여섯 아이와 연애하면서 살고 있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처음엔 딸을 낳고 싶었는데 아들만 내리 셋이 생겼다"고 했다. '출산 4수' 끝에 딸이 나오자 "아들의 갓난아기 시절이 다시 그리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 하나만 더 보자고 했는데 이번엔 딸만 또 내리 셋을 낳았다. 박씨는 "한번 '육아의 맛'을 알고 나니 계속 더 많은 아이를 갖고 싶어졌다"고 했다.

처음부터 박씨가 육아의 맛을 알았던 건 아니다. 그도 한때는 일주일에 한 시간도 육아에 시간을 내지 않았다. 대신 "당구, 게임, 술에 빠져 살았다"고 했다. "토요일 하루 날 잡아서 아이들과 의무적으로 놀아주는 수준"이었다. 셋째 의찬이를 낳을 때쯤 아빠로서의 인생 '터닝 포인트'가 왔다. 가수로서는 슬럼프에 빠진 시기였지만, 오히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로소 아이들과 가정을 제대로 바라보게 됐다. 그는 "가수로 성공해 성취감을 누릴 때는 항상 어떤 허무함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가정에 충실하자 오히려 내 삶을 더 열심히 살고 싶어지게 하는 힘이 돼 주더라"고 말했다.

박지헌씨의 여섯째 담이.

지금 박씨에게 육아는 '연애처럼 즐거운 일'이다. 그는 "아이를 양치질시키면 내가 상쾌한 기분이 되고, 기저귀를 갈아주면 내가 개운해진다"고 했다. 물론 지금까지 오남매를 키우는 일이 쉽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돈, 시간, 체력 모두를 최고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도리를 짜면서 힘들다고 괴로워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면서 "상대가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면 나도 기뻐지는 게 바로 사랑이고, 육아도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박씨는 이제 "아빠의 육아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 "그래야 가정이 행복합니다"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 박씨는 '육아는 엄마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아빠가 육아를 잘하면 일단 자녀가 행복하다'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고마움을 느껴 남편을 더 사랑하게 된다' '남편도 그런 아내를 더 사랑하게 된다' '행복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는 "어릴 때 아빠와 충분한 시간을 함께한 아이는 사춘기도 질풍노도의 시기 없이 넘기는 것 같다"고 했다.

"아빠들이 사회생활 하느라 시간에 쫓기고 체력적으로 힘들지요. 그걸 이해해요.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 아빠는 '육아의 맛'을 알기엔 너무 적은 시간을 아이들에게 쏟고 있어요." 육아를 단순노동이라고 생각하면서 억지로 하루 30분에서 1시간 정도 시간을 내는 걸로는 육아가 뭔지, 어떤 재미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박씨는 "토요일 하루 벼락치기 공부한다고 공부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겠느냐"면서 "육아도 꾸준히 시간을 들여야 '지루한 희생'이 아니라 '연애처럼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전교 1등한테 공부 비법을 물어보면 '공부를 즐겼다'고 하지요. 육아도 즐겨야 잘할 수 있고 재미도 알게 되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