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시리아 반정부단체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러시아 수호이25 전투기의 격추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5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격추된 전투기의 조종사인 러시아 공군 로만 필리포프(33) 소령은 이날 수호이25기를 몰고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드주(州) 일대를 정찰했다. 그러다 그의 전투기는 시리아 반정부 테러단체 ‘자브하트 알누스라(알누스라)’의 휴대용 방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 피격 당시 전투기는 4000m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년여간 알누스라를 비롯해 이슬람국가(IS) 등 시리아의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 작전을 펼쳐 왔다. 이들은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하기 위해 수차례 로켓 공격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처음으로 필리포프의 전투기를 로켓으로 맞춘 것이다. 전투기는 격추됐지만 필리포프 소령은 비상 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를 지상에서 기다린 건 알누스라 대원들이었다. 이들은 필리포프 소령을 둘러싸고 포로로 잡으려고 달려들었다. 필리포프가 포로로 잡히면 끔찍한 고문으로 고통을 겪다가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될 가능성이 컸다. 알누스라와 성향이 비슷한 IS는 2014년 12월 요르단 전투기 조종사를 포로로 잡아 산 채로 ‘화형’하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유포했다.

필리포프 소령은 테러단체의 포로가 되길 거부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알누스라 대원들이 달려오자 수류탄 핀을 뽑고 “이것은 우리 친구들을 위한 것이다”고 외치며 자신을 향해 수류탄을 터트렸다. 이 폭발로 그와 함께 알누스라 대원 수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같은 모습을 담은 알누스라 조직원의 휴대폰 영상으로 필리포프의 신원을 확인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고 영예의 영웅 메달을 필로포프에게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필로포프에겐 아내와 4살짜리 딸이 있다고 러시아 정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