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총선 이후 4개월 동안 연정(聯政)을 성사시키지 못했던 앙겔라 메르켈〈사진〉 독일 총리가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21일(현지 시각)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여당 연합인 기민·기사당과 연정을 하기 위한 본(本)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이후 위기에 몰렸던 메르켈 총리가 사민당의 도움을 받아 2021년까지 네 번째 총리 임기를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민당은 이날 본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지난 12일 메르켈 총리 측과 합의한 연정 예비 협상안을 찬성 362표, 반대 279표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기민·기사당과 사민당은 이번 주 본협상에 들어가 연립 정부의 방향을 정하고 내각도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쟁점이 되는 난민 수용과 관련해 양측의 견해 차이가 적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기민·기사당은 매년 받아들일 수 있는 난민 숫자를 예비 협상에서 합의한 대로 18만~22만명가량으로 정해놓자는 입장인 반면, 사민당은 상한선 없이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최종 합의안을 만들면 사민당은 전체 당원 44만명을 대상으로 마지막 찬반 투표를 한다. 본협상에는 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2월 안으로 연정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사민당 내부에서 연정에 반대하는 기류도 상당하다는 점이 변수다. 사민당은 메르켈 총리의 집권 기간 중 1기와 3기에 연정 파트너로 참가했는데, 그 과정에서 야당으로서 정체성이 훼손됐다는 당내 강경파의 불만이 상당하다.

일간 디 벨트는 "사민당이 연정 찬성파와 반대파로 분열된 것은 오히려 메르켈 총리 측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