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 손으로 확실한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 온 거니까요."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Young Friends of the Museum)'의 회원인 박진원 네오플럭스 부회장이 말했다.

40대 기업인들이 주축이 된 문화 후원 단체 YFM이 일본에 있던 우리 보물급 문화재를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YFM이 최근 일본 고미술상에게서 구입한 뒤 박물관에 기증한 14세기 말 제작 추정 고려불감(高麗佛龕)과 관음보살상을 9일 공개했다.

9일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관음보살상(왼쪽)과 고려 금동불감.

YFM이 결성된 것은 10년 전인 2008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민간 후원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 회원 중에서도 50세 이하 '젊은 회원' 들이 뜻을 함께했다. 현재 남수정 썬앳푸드 대표(위원장), 박선정 대선제분 부사장(부위원장), 허용수 GS EPS 대표 등 90여 명이 회원이다. 박물관에서 열리는 음악회 등을 후원하던 이들은 2014년 고려시대 유물 나전경함(螺鈿經函)을 일본에서 찾아올 때 일부를 지원했다.

이들이 '일본에 우리 불감 한 점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6개월 전. 신성수 국립중앙박물관회장(고려산업 회장)이 '일본의 한 고미술상이 고려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들려줬다. 이 유물은 일제강점기 대구의 한 병원장이었던 이치다 지로(市田次郞)가 소장했던 것으로 광복 이후 그의 가족이 일본으로 가져갔다. 판매를 거부하던 일본 소장자에게 "개인이 아니라 국립박물관이 소장하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설득했고, 90명 YFM 회원이 십시일반 뜻을 모았다. 남수정 YFM 위원장은 "회원들이 문화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모금에 동참했다"고 했다. 박물관에 이 유물을 기증한 올해는 때마침 고려 건국(918년) 1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남수정 위원장

기증된 고려불감은 성인 손바닥보다 약간 큰 높이 13.5㎝, 너비 13㎝ 크기다. 상자는 동, 보살상은 은으로 만들어 도금한 것이다. 그동안 옛 유리 건판 사진으로만 알려졌던 유물로, 석가여래의 설법 장면을 타출(打出·두드려서 모양이 겉으로 나오게 하는 것) 기법의 부조로 표현했고 문에는 금강역사상을 새긴 뛰어난 기법의 작품이다.

이 '휴대용 불감'은 부처님을 새긴 상자인 불감을 휴대하기 좋게 소형으로 만든 것으로, 보통 사찰이 아닌 곳에서 예불을 드릴 때 사용하거나 탑 속에 봉안하기도 했다. 주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만들어졌으나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5점이다. 지붕 모양의 덮개가 있는 '전각형'과 지붕이 없는 '상자형'이 있는데, 이번에 기증된 상자형 불감은 현존 두 점뿐이다.

고려불감과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은으로 만든 뒤 도금했으며 높이 8㎝ 너비 5.2㎝로, 당초 불감과 한 세트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2월 특별전 '대고려전'에서 이 유물들을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