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8일 2008년 10월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제기했던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사건'으로 온종일 뒤숭숭했다. 당시 의혹을 한나라당에 제보한 사람이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긴급 의원총회가 소집돼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박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추진해왔다. 9년 전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를 호남에서 고립시키고 통합론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긴급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익명의 사정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김 전 대통령이 100억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은 대검찰청 정보기획관실 정보관 출신인 박주원 최고위원"이라고 보도했다. 주 전 의원은 2008년 국정감사와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전직 검찰 관계자로부터 제보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CD가 DJ 비자금으로 볼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고 주 전 의원은 2010년 명예훼손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은 이날 "불법 정치 공작을 책임지라"며 박 최고위원을 공격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검찰이 사실관계를 조사해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 최경환 의원도 "유족에게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상응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면서도 "사실임이 확인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국민의당은 오후 긴급 의원총회·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의 당원권과 최고위원 자격을 정지하기로 했다. 의원들이 요구하고 안 대표도 동의했다고 한다. 김경진 대변인은 "박 최고위원은 제보 사실을 부인했지만, 다선 의원 한 분이 기사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주성영 전 의원 본인으로부터 들었다고 했다"며 "오늘 결정의 주요 배경"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당무위를 조만간 열어 당원권 박탈 등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