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를 7만 번 이상 진료한 현직 의사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현장에 나와 국내 에이즈 확산의 심각성을 호소했다.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한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 원장은 "우리나라에 젊은 에이즈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10~20대 남성 동성애자들이 무분별한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에이즈가 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은 국내에 몇 안 되는 에이즈 환자를 받는 요양병원이다. 이곳에서 염 원장은 에이즈 환자를 7만 번 넘게 진료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0~20대 신규 에이즈 환자는 2011년 248명에서 지난해 396명으로 1.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신규 에이즈 환자가 888명→1062명으로 20% 증가한 것보다 8배 많이 늘어난 것이다. 염 원장은 "동성애자 앱에서 남자 청소년들이 동성 간 성매매 아르바이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성애와 에이즈 연관성도 모르는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에이즈에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염 원장은 에이즈 환자에 대한 과도한 복지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장애가 생긴 유공자보다 에이즈 환자가 더 대접받는(지원을 많이 받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에이즈 환자 진료비를 사실상 전액 지원하고 있다. 치료 비용 90%를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환자는 10%만 내지만 그마저도 보건소에 청구하면 돌려준다. 입원 치료를 받으면 간병비까지 정부가 지원하고, 노후 요양병원 입원비까지 대준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국고에서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감염력을 차단해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또 에이즈 감염 경로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데 대해 "성소수자나 에이즈에 대한 편견으로 에이즈 감염자가 조기 진단을 받는 데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