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28일(현지 시각) "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6·사진)의 육성 연설"이라고 주장하며 46분 길이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의 육성 메시지가 나온 것은 작년 11월 "이라크 모술에서 항전하라"고 지시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그는 여러 차례 사망설이 나돌았다.

알 바그다디는 음성파일을 통해 "지도자와 지하드(성전·聖戰) 전사는 승리의 길이 인내심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최근 이라크 모술, 시리아 락까 등지의 잇단 패배를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일이 지하드 전사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며 "후퇴도 협상도 항복도 말라. 이슬람의 영웅들이여, 적을 향해 전쟁의 화염을 일으키라"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과 일본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미·러시아·유럽인들은 지하드 전사들의 공격을 두려워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이 음성 파일 제작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북한 핵 문제 등이 언급된 점으로 봐서 최근에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러감시단체 시테(SITE)의 리타 카츠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알바그다디의 실제 목소리와 같다"고 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일 속 음성이 진짜 알바그다디인지 조사 중"이라며 "죽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를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했다. 미 정부는 알바그다디에게 2500만달러(약 287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있다. 그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의 알누리 모스크에서 공개 설교한 이후 자신의 모습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