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과거 각종 선거에서 여권 정치인을 공개 지지하거나 후원금을 보내는 등 '정치 편향성'을 보여 헌재 재판관으로는 부적격"이라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친분이 있거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해 응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변호사였던 2002년 '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 모임'에 참여했고, 2011년 박원순 야권 통합 서울 시장 후보를 공개 지지한 전력을 거론했다. 또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이 후보자가 민주당 현역 의원 2명에게 100만원씩 후원금을 낸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좌측 귀만 열려 있다"고 했다.
야당이 제기한 '정치 편향' 논란에 대해 이 후보자는 "공직자가 아닐 때 정치적 의사를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고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헌법재판관이 된 후에는 정치적 중립을 엄정하게 지키겠다"고 했다. 정치인과의 친분을 이용해 민주당 소속 인사가 시장·구청장 등으로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사건 146건을 맡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공모를 통해 위촉된 것일 뿐 친분 관계를 활용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2007년 경기도 성남 분당 아파트를 전세로 입주했으면서도 양도소득세 면제 거주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유 아파트에 주소를 그대로 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분당 아파트 전세는 이 후보자 어머니 명의로 계약됐다. 이 후보자는 주민등록법 위반에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양도세 회피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명의로 계약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2010년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논문 제출 기한이 임박해서 인용을 정확히 못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표절이라는 주장은 지나치다"고 했다. 장녀의 은행 계좌 신고를 누락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학 중인 딸이 개설한 계좌를 다 알지 못했다"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보유한 15억원 상당의 주식도 문제가 됐다.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상장(上場)도 안 된 내츄럴엔도텍 주식 1만주를 2억2000만원에 사서 2년간 총 5억5000여만원의 시세 차익을 봤고, 투자 종목 가운데는 한두 달짜리 단기 투자도 많다"고 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내부자 정보를 얻은 게 아니냐"고 했다. 이 후보자는 "부동산 투자는 불로소득이라 심리적 거부감이 있어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졌다"며 "불법적인 거래는 없고 전부 정상 거래"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보수·진보 중에 어떤 성향인가"라는 질문엔 "여성이나 소수자에 관해선 진보적 견해를 갖고 있다"며 "시장경제, 국가 안보에 있어선 보수 쪽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동성애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동성애는 개인의 성적 지향에 관한 문제로 그 자체를 금지할 순 없지만 동성혼의 경우 현재 우리 사회가 그런 가족 형태를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자신이 없다"고 했다. 사형제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폐지에 찬성한다"고 했고, 종교 등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형사처벌보다) 대체복무제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변호사 시절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는 인혁당 재건위원회 사건 피해자에 대한 재심 사건 변호를 꼽았다.
이 후보자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최근 출소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이 "억울한 옥살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했으니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는 "헌재 결정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퇴임 후 변호사 활동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거나 공익법인에서 공익활동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