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해에선 고무 튜브 없이 수면에 누워 책을 읽을 수 있다. 소금 농도가 짙어 가만히 있어도 몸이 뜬다. 사해에서 즐길 수 있는 게 하나 더 있다. 머리 위로 아슬아슬하게 저공 비행하는 이스라엘 전투기 구경이다. 사해는 해발 마이너스 430m로 지대가 낮고 주위가 돌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이곳에서 비행하면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공습 작전이나 이를 위한 훈련 코스로 자주 이용된다. 관광객 눈에 자주 띌 정도로 이스라엘 전투기는 자주 출몰하지만 정작 작전 소식은 언론에 잘 노출되지 않는다. 군이 웬만해선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스라엘군이 작전 경과를 대대적으로 공개할 때가 있다. 자신들이 개발한 무기가 실전에서 성과를 냈을 때다. 평소 "긍정도 부정도 안 하겠다"며 뻣뻣하게 굴던 군 대변인이 먼저 외신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친절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이메일로 각종 자료를 보낸다. 속내는 엉큼하다. 다른 나라 정부를 상대로 '우리 무기 성능이 이렇게 좋다'고 홍보하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엔 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장거리 미사일 방어체계(MD)인 애로(Arrow)가 시리아 지대공 미사일을 요격해 격추 위기에 처했던 우리 전투기가 무사히 작전을 마치고 돌아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애로 같은 MD 무기는 사실 미국이 기술을 전수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미국은 MD 개발비로도 매년 2억~3억달러의 거금을 이스라엘 주머니에 꼬박꼬박 넣어주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스라엘의 무기 개발을 도운 것은 아니다. 미 국방부는 2004년 이스라엘 다니엘 골드 장군이 단거리 MD 개발을 추진하자 "성공 가능성이 작다" "비경제적"이라며 사실상 반대했다.
하지만 골드 장군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 MD 도입이 당장은 더 효과적이지만, 길게 보면 국가 핵심 무기는 자체 개발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2006년 장관과 총리도 모르게 자국 방산업체 라파엘과 접촉해 MD 연구에 착수했다. 이를 뒤늦게 안 총리와 국방장관이 노발대발했지만, 골드 장군이 내놓은 MD 개발 계획을 보자 태도를 바꿨다. '우리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골드 장군의 MD 개발 계획은 총리가 주도하는 국가 핵심 프로젝트로 전환됐다. 이렇게 해서 2010년 완성된 것이 우리나라가 도입을 고려한 적이 있는 단거리 MD '아이언 돔'이다. '물건'을 보고 이스라엘의 의지를 읽은 미국도 태도를 바꿨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일 "미국과 공동 개발해 중거리 MD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를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다층 MD 구축 작업을 완성한 것이다. 사실 이스라엘보다 적의 미사일 위협이 위중한 곳이 우리나라다. 한·미 공동의 다층 MD 구축에 박차를 가해도 모자랄 판이다. 사드 하나 배치하는 데도 논란을 벌이면 주변국이 우릴 우습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