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장차관 4명 동시 구속'. 조윤선 전 장관이 현직 장관 신분으로 구속된 직후 사퇴한 지난 21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송수근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김갑수 기획조정실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 업무 대책반을 꾸렸고, 주말에도 실·국장을 중심으로 주요 현안 점검에 나섰다. 유동훈 2차관을 중심으로 지난달 신설한 평창올림픽지원단은 일일 상황 점검 체제로 전환했다. 문체부는 23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주중 국·과장급 쇄신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한다.

문체부는 2014년 7월 유진룡 장관이 면직된 뒤 김종덕 장관이 임명되기까지 한 달 넘게 장관 공백기가 있었고, 그때도 역시 실·국장 중심의 비상 근무 체제였다. 하지만 이번엔 전직 장관 2명(김종덕·조윤선)과 차관 2명(김종·정관주)이 최순실 국정 농단과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된 초유의 상황인 데다, 탄핵 정국 때문에 당분간 신임 장관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문체부 한 고위 공무원은 "이렇게 뒤숭숭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게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