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가슴 성형을 위해 쓰인 보형물이 파열되면서 흘러나온 실리콘 겔이 모유에까지 섞여 나온 사례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출산한 산모가 아이에게 젖을 물리다 끈적끈적한 액체가 섞여 나오는 점이 이상해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본 결과, 가슴 확대 성형수술 때 쓰였던 보형물이 터져 보형물 속 실리콘 물질이 유선(乳腺)을 통해 새어 나왔다는 점이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식약처는 국내에서 모유 수유 중 실리콘이 섞여 나온다는 부작용이 공식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보형물은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앨러건에서 만든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젖을 먹은 아이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으며, 해당 산모는 긴급 보형물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자 보건 당국은 오는 3월까지 문제가 된 보형물을 만든 앨러건을 포함해 국내에서 쓰이는 총 5개 업체 7종류의 가슴 성형 보형물의 안전성을 전면 재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4년 동안 보고된 가슴 보형물 부작용은 3600여건이며, 이 가운데 '파열'이 66%를 차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재평가를 통해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허가 취소까지 검토할 수 있다"면서 "가슴 성형 시술을 받을 때 '모유 수유 시 주의하라'는 등의 안내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