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와 많이있어

사이토 히로시 지음 | 고향옥 옮김
문학수첩리틀북 | 256쪽 | 1만2000원

생선가게에서 빙어를 훔친 까만 고양이 '루돌프'. 뒤쫓아오는 주인을 피해 트럭에 올라탔다가 그만 도쿄로 오고 만다. 루돌프는 이 낯선 동네에서 덩치 큰 줄무늬 고양이 '많이있어'를 만난다. 무섭게 생긴 첫인상과 달리, 많이있어는 인간의 글을 읽을 줄 아는 친절하고 교양 있는 고양이였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도시에서 루돌프는 "나도 글을 가르쳐줘" 라고 부탁한다.

두 고양이는 함께 공부하며 많은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배워 나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누고, 그 우정을 위해 자신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는 강한 마음이야말로 이 작품에서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말을 함부로 하거나 품위 없게 하면, 너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거칠어지고 품위가 없어지거든" "너는 늘 밝고, 또 딴 녀석을 밀어내고 혼자만 좋은 걸 차지하려는 구석이 없어. 그래서 너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어" 등 고양이들의 대화가 사람보다 더 의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