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희옥 당 혁신비대위원장과 함께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시간 40분가량 저녁 식사를 했다. 정 원내대표가 지난달 25일 제주포럼에서 원 지사에게 제안해 마련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막걸리 두 병을 비우며 "당 소속 시·도지사 토론회를 열자" "일본 '마쓰시타 정경숙' 같은 인재 육성 시스템을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 남 지사가 "20대 국회 초반에 중·대선거구제로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시작하자"고 하자 동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 문제, 당 쇄신 방안,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무소속 복당 문제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헌재 재판관 시절보다 (당 수습이) 더 힘들다"고 했고, 참석자들은 정 원내대표에게 "여소야대에서 입법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위로했다. 오 전 시장과 원 지사는 미세 먼지 절감 대책을 제안했고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는 얘기들도 나왔다.
충청 출신의 정 원내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가깝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최근 주변에 "배를 띄우려 해도 물이 차 있지 않으면 어렵다"고 했다고 한다. 반 총장 이외의 다른 주자들을 대선 경선에 이끌어내는 '킹 메이커'의 역할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한 달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에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가시화하면 친박과 비박의 계파 구분은 소멸되고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정 원내대표는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서 '낀박'으로 불렸다. 그러나 전국위원회 무산으로 당내 갈등이 치솟자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 간의 3자 회동을 만들어 국면을 뒤집었다. "밀실 합의"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 회동을 통해 당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평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도 "(내 상황이) 고속도로 중앙선에 있는 것처럼 위험하지만 중도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 '중도'를 표방해도 결국 반기문 총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다.
정 원내대표의 의사 결정 스타일과 관련해 "과거의 보스 정치와 닮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우리들에게 의견 수렴도 안 하고 '깜짝 쇼'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