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한 '박물관 인생'에서 굵은 매듭을 하나 묶은 것 같아요. 영광스러운 일이고 큰 격려가 됩니다."

제19회 전국박물관인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강원(69·사진) 세계장신구박물관장은 "내게 박물관은 20년 넘게 숙성시킨 꿈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강원 관장은 시인이자 외교관의 아내로 브라질·에티오피아·독일·콜롬비아 등 9개국에서 살면서 장신구들을 모았다. 2004년 서울 삼청동에 세계장신구박물관을 열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보석이라는 호박을 비롯해 금·에메랄드·칠보 등이 전시된 박물관(소장품 7000여점)은 입구부터 휘황찬란하다.

"1970년대 말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은 목걸이에 매료돼 수집가가 됐어요. '사립 박물관은 운영이 어렵다'는 말은 귓등으로 듣고 무모한 자신감으로 장신구박물관을 만들었는데 정말 '도 닦는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삼청동 앞길은 미어터지는데 관람객은 하루 한두 명일 때가 잦아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장신구박물관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중국·일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장은 "이제는 어떤 사명감, 꿈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