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흥행 홈런'을 날려온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5)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야구공을 던진다.

베르베르가 오는 15일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 경기에서 투구판을 밟고 시구(始球)한다고 출판사 열린책들이 전했다. '제3인류' 완간을 기념해 12일 방한하는 그는 국내에서 약 1000만 부가 팔린 작가다. 베르베르는 "영화나 TV에서 보았을 뿐 실제로 야구를 해본 적은 없다"며 "제안을 듣고 재미있을 것 같아 응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걸 좋아해요. 경기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열망하는 관중의 마음 상태에도 끌립니다. 야구장에서 멋진 공을 던진 작가로 기억될 수 있도록 연습하겠습니다."

이 베스트셀러 작가의 내한은 3년 만이다. 17일 개막하는 제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연설을 겸해 오는 그는 145g의 야구공을 던지는 것 말고도 바쁜 일정을 치른다. 14~15일 교보문고·반디앤루니스에서 팬 사인회를 열고, 16일에는 서울예술고에서 '오늘날의 예술적 지능'을 주제로 강의한다. '제3인류'도 인공지능의 미래와 관련된 소설이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야구를 실제로 경험하게 돼 설렌다"고 했다.

베르베르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명되는 작가가 아니다. 한국 문학 시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개미'를 필두로 그동안 한국어로 옮겨진 책들이 대부분 흥행했다. 독자가 보기에는 믿음직스러운 강타자인 셈이다.

교보문고가 지난 10년간 소설 누적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베르베르는 '제3인류' '나무' '타나토노트' 등의 작품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2위였다.

베르베르는 언제나 인간을 이해하는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내 작품들의 변함없는 주제는 인간이다. 인간에 관해 가장 잘 이야기하는 방법은 바로 인간에게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어떤 가정을 극단까지 몰고 가는 뚝심과 상상력이 옹골지다.

한국에서 얻는 인기에 대해 베르베르는 "세계는 몽롱한 상태인데 한국 사람들이 보통 이상으로 현명하고 깨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한다. "한국은 아픈 과거 때문에 성취 의지가 강하고 러시아·중국·북한·일본 등 '위험한 이웃들'에 둘러싸여 있어요. 프랑스인은 과거를 바라보지만 한국인은 미래를 볼 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