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기업 구조조정에 협력하겠다"고 한 데 대해 재계와 정부에서는 "제1 야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발언"이라면서도 "구조조정과 관련한 실질적인 입법 조치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5단체의 고위 관계자는 "19대 국회에서 더민주는 '원샷법(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통과에 한동안 반대했었다"며 "김 대표의 입장 발표로 향후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구조조정 담당 부처 고위 관계자는 "올 초 '원샷법'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구조조정 여건은 마련됐지만 앞으로 예산,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 등에서 국회 협조가 절실하다"며 "구조조정이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의미한다면 노동개혁법도 그 차원에서 함께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노동자의 대량 실업을 막고 기업 오너나 대주주가 딴짓 못 하도록 하면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라면서도 "이런 안전장치들이 마련된다면 야당이라고 발목만 잡지 않고 노동개혁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을 큰 틀에서 다뤄보겠다는 의미도 된다"고도 했다.
19대 국회는 오랜 논란 끝에 지난 2~3월 '원샷법'과 기촉법을 통과시켜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원샷법은 수익 악화 업종의 사업 재편을 위해 M&A(인수합병) 절차를 간소화해주고 금융·세제 지원을 해주는 법이다. 기촉법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법으로, 이번에 워크아웃 대상을 중소기업까지 넓히고 참여 금융기관도 연기금·공제회 등으로 확대했다.
재계 관계자는 "20대 국회가 산업은행법,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각종 세제 관련법 등을 개정해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서는 "더민주 내부 논의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져선 곤란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전 세계에서 구조조정 비용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에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고 하면 자칫 구조조정 비용만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