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친박(親朴)계와 비박(非朴)계가 무소속 당선자를 복당(復黨)시킬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것을 두고도 서로 싸우고 있다.
복당 문제와 관련해 비박계는 윤상현 의원을, 친박계는 유승민 의원을 각각 거부하고 있다. 비박계 김재경 의원은 17일 보도 자료를 내고 "복당은 선별적으로 처리돼야 하며 피해자는 당연히 복권돼야 하지만 책임 있는 윤상현 의원 등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해 당선된 무소속은 7명이다. 그 가운데 비박계인 유승민·주호영·안상수·강길부·장제원·이철규 당선자 등 6명은 '피해자'로 구제하되 친박 핵심인 윤 의원은 별도 논의하자는 것이다. 비박계 관계자는 "'공천 학살'을 당한 6명과 막말 파문으로 공천 배제된 윤 의원은 케이스가 다르다"며 "윤 의원까지 함께 복당시키자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했다.
반면 친박 홍문종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선거하기 전에 '나갔던 사람은 절대 안 받는다'고 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살림이 궁해졌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받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친박계 일각에는 "윤상현 의원을 복당시키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유승민 의원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그렇게 (복당 허용)한다면 새누리당은 또다시 '이념 잡탕당(黨)'이 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공천 과정에서 유 의원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던 이 전 위원장이 같은 이유로 복당을 반대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제1당'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국회 개원(5월 30일) 이전에 무소속들을 복당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이날 친박계와 비박계 양쪽에서 "무소속 복당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이런 현상을 두고 당 관계자들은 "친박계는 무소속 7명 가운데 6명이 비박계여서 복당이 되면 당권 경쟁에 손해가 된다고 보고, 비박계는 복당보다 '공천 파동'의 책임을 묻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유철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수습하는 게 적절하냐를 놓고도 두 계파가 다퉜다. 비박계는 "지도부 전면 교체"를 주장하고, 친박계는 "선(先) 위기 수습, 후(後) 지도부 선출"하자고 했다. 친박계 주류가 비박계라고 분류하는 김세연·오신환·이학재·주광덕·황영철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는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최단시간 내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친박 핵심 관계자는 "비박계가 원 비대위원장에 동의해놓고 '친박계 책임론'을 키우기 위해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안에선 이 같은 패배 책임 공방만 이어질 뿐 "싸울 때가 아니다"는 중재의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김무성 대표 측근이었던 김영우 당 수석대변인은 "당내 지분을 논할 때가 아니다. 이러다 정말 다 무너진다"며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