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재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도곡동 사무실에서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가 표지에 나온 ‘영웅’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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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판타지 영웅'이 아니라, 우리 역사 속 실제 영웅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도서출판 꼬레아우라의 박창재(60) 대표는 특전사 하사관으로 입대해 소령으로 군에서 예편한 뒤 IT 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인이다. 그는 작년 11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매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유인석 의병장, 이순신 장군 등 우리 역사 속 영웅들을 주인공으로 한 월간잡지 '영웅'을 출판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에도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도곡동 '에픽소프트' 사무실에서 김좌진 장군을 다룬 '영웅' 5월호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박 대표의 '별난 인생'은 2013년 9월 우연히 신문 광고를 보고 '안중근 아카데미'에 등록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안 의사의 삶을 접하면서 '아무리 나라가 힘들어도 국민의 정신만 건강하면 언제든 다시 부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런 내 생각을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방법으로 잡지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매월 26일을 발간일로 정한 것은 안 의사 거사 기념일이 10월 26일, 순국일도 3월 26일로 겹치기 때문이다.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구양근 전 성신여대 총장, 유영렬 전(前)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 국내 유명 학자들이 이 잡지를 위해 펜을 들었다.

6호를 내는 동안 '특종'도 꽤 있었다. 지난 1월호에는 항일의병장 의암 유인석 선생의 아들인 유해동 선생이 쓴 '의암유선생약사'라는 글을 처음으로 발굴 소개했다. 이 글에는 안중근 의사가 항일 운동가 이진룡 선생에게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쓰려고 "최고급 권총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했는데, 자초지종을 들은 이진룡 선생은 나중에 "옛날 번어기는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형가에게 자기 목도 베어 가져가게 했는데 내가 총 하나 못 주겠느냐"면서 자기가 아끼는 권총을 건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 의사가 거사 당시 입었던 외투와 관련, 당시 군자금을 댔던 윤능효 선생이 "옷을 잘 입어야 검문을 피할 수 있다"면서 백인 슬라브족 거주 지역의 백화점을 뒤져 최고급 외투를 사줬다는 비화(秘話)도 소개된다.

박 대표는 "안중근 의사를 포함해 역사 속 영웅 한 분 한 분의 삶에는 영화를 만들어도 될 만큼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숨어 있다"며 "이런 디테일이 담긴 생생한 스토리를 대중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재(私財)도 꽤 많이 들어갔다. 그는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유지를 하려면 수익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에서 역사 속 영웅들 관련 콘텐츠를 판매하는 수익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