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신도들의 결혼과 성(性)에 대한 권고문인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을 발표하면서 동성애를 용인하지 않고 이혼·재혼자들의 영성체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기존 천주교회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교황은 교회가 동성애자와 이혼자 등 교리에 반하는 이들을 더욱 포용해야 한다고 적극 호소해 향후 가톨릭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여지는 남겨뒀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발표한 260페이지 분량 권고문에서 "동성애자의 결합을 일반 결혼과 마찬가지로 보자는 제안이 있었으나, 가정과 결혼에 대한 신의 계획을 볼 때 일반 결혼과 어떤 유사점도 없어 받아들일 근거가 없다"며 불용 입장을 명확히 했다. 2014년 10월 이 문제를 다뤘던 세계대주교의원회의(시노드)의 판단과 같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혼자나 교회의 허가 없이 재혼한 사람의 영성체 허용에 대해서도 판단은 하지 않고 "각별한 관심과 사랑이 요구된다"고만 말했다. 일각에서는 개별 상황을 판단해 이들의 영성체 참여를 허용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했다. 반면 CNN·뉴욕타임스 등은 "교황이 '심판과 재단은 덜 하는 가톨릭 교회'를 추구한 것으로 이혼·재혼 신도의 영성체 허용을 암시하며 진일보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황은 교리적 판단과는 별개로 교회의 포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교황은 세계 성직자들을 향해 "동성애자처럼 교리에 합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라도 더 받아들여야 하며 부당하게 차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혼·재혼자들에 대해서도 "이들은 파문당한 것이 아니며, 그런 대우를 받아서도 안 된다"고 했다. '사랑의 기쁨'은 이날 6개 언어로 출판됐다.